원 남숙(부산대 물리학 2 휴학)
전국에서 최초로 생긴 자매학사인 예향방은 예수님의 향기나는 방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그동안 몇 번째 P-SFC의 모임방역할과 사무실 역할을 넉넉히 해오던 형제방에이어서 작년 11월 23일로 입주를 한 예향방은 이미 학사건립을 위해 헌금을 해오던 동문들의 도움으로 전세금을 걸고 한 칸방에 강정임간사님(부산대 불문졸)을 중심으로 두 자매가 합세하여 시작되었다. 갑자기 시작한 일이라서 규약을 정한다든지 목표를 정한다든지 그런것은 생각할 수 없었고 더구나 한창 11월 말부터 기말고사를 치른다고 처음 부터 정신이 없었고 시험이 끝나자 각 교회대로 성탄절 행사를 하느라고 비공식적인 퇴사를 해야만 했고 그후 두달간의 겨울방학은 3-4번의 수련회로 다들 붙어있을 사이가 없었다.
이렇게 처음 석달간은 어수선하게 보냈지만 그래도 우리가운데 예향방의 주인되신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었고 때때로 찿아드는 100여명이 훨씬 넘는 운동원들의 대접에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바닥난 쌀통을 여러번 보아야 했다. 그럭저럭 연탄불이 잘 피지않아서 고생했던 겨울은 지나고 개학을 맞이하면서 방을 한 칸 더 얻게 되고 그 만큼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예항방에 들어오고자 하는 자매들은 많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었고 일단 최대인원을 받아 들였는데 처음부터 학사내규 또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갑자기 늘어난 인원에 생활을 어떻게 할 지 몰라서 몇 달동안을 각자 마음에 부담을 느끼는 대로 살게 내버려 두었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바른 신앙있는 자매들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절대 우리의 착각이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활에 규칙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예향방을 학사로 생각하기보다는 일반 자취방으로 생각하는 자매들도 있을 정도였다.
결국은 몇 달을 부딪히며 살아가는 가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되었고 이제는 정비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3년째 간사 사역을 해 오신 강 정임간사님 (부산대 불문 졸), 그리고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캠퍼스를 떠나게 되는 김 혜진 (섬유공 4), 간사님을 뒤이어 학사장을 맡게 될 오 영희 (음악 3), 풍성한 식탁을 선보이는 백 현주 (음악 2), 아침을 깨우는 곽 재은 (영교 2), 재정을 관리하는 원 남숙 (물리 2), 식단을 관리하는 이 안나 (음악 1). 이렇게 모두 일곱 명의 재미있는 가족들이 저마다의 능력들을 발휘해서 예향방을 학사다운 학사로 만들어 가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는 예향방 회의를 하고 토요일에는 주제토론과 은사개발을 위한 study가 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기도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고 모든 SFC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돌아보면 지난 9개월 동안 받은 은혜를 이루 말할 수 없다. 20년 넘게 다른 모습으로 살아 온 지체들이 같은 생활 리듬에 맞춰 서로 깎여져 가며 살게 하시고 추운 겨울에도, 간식이 부족했던 봄에도, 태풍과 콜레라가 있었던 여름에도 건강을 허락하여 주셨고, 늘 부족한 재정이었지만 필요에 따라 쓸 것을 채워 주셨고 예향방의 유사품인 족향방 (형제방 -예향방의 건넛방)을 이용하셔서 보안체제가 없던 예향방의 귀한 자매들을 지켜 주시고 늘 찾아 드는 SFC 지체들을 싫다 하지 않고 대접케 하심을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예향방의 많은 비품들을 SFC 지체들이 채워 주었다는 적은 부담감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서 주셨다는 큰 부담감을 가지고 평생을 주님앞에 내어 놓으며, 비록 지금 가진 재정은 없지만 지금까지 채우신 주님을 의지하면서 P-SFC를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P-SFC 사무실을 겸한 자매학사를 건립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참으로 아브라함이 이삭을 인해서 기뻐하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던 것처럼 예향방도 P-SFC 에게 기쁨이 되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