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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소서! <2017년 제44회 대학생대회 취지문>

노랑 테니스 공 2023. 6. 13. 10:49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
(예레미야 애가 5장 21절)

 

“슬프다 이 성이여 본래는 거민이 많더니 이제는 어찌 그리 적막히 앉았는고 본래는 열국 중에 크던 자가 이제는 과부 같고 본래는 열방 중에 공주되었던 자가 이제는 조공 드리는 자가 되었도다.” (애 1:1)

이는 시온의 빛나던 거리가 처량하게 되고 영광이 빛나던 예루살렘이 환란을 당하게 되자 옛날의 모든 즐거움을 회상한 눈물의 선지자로 알려진 선지 예레미야의 애가(哀歌)의 일절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지자 예레미야의 마음이다. 지금의 영적인 상황은 마치 바벨론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포로가 되었던 그 시대와 같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대한민국은 자유와 번영 속에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이 땅의 문화는 사치와 우상을 숭배하는 바벨론의 향락 속에 빠져있다. 또한 그 누구보다 청렴해야
하고 지혜롭게 나라를 다스려야 할 국가 위정자들의 모습에서 정의와 공의는 찾아볼 수 없고 그들의 독선과 오만한 태도, 부패는 결국 국정 농단이라는 비극으로 치달으며 이 땅을 혼란 속으로 빠뜨려 놓았다. 그리고 권력자들은 아직도 자신의 안위와 권력을 위해 이합집산(離合集散)하고 있으며, 이 땅은 타락하여 점점 하나님의 주권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런 우리 시대를 해부하는 키워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현실의 갖은 고통 속에 신음하던 청년들이 당면한 세태를 표현하는 ‘헬조선’이라는 말은 취업대란, 수저 계급론, 저출
산, 취약한 사회안전망, 사회 양극화 등 한국의 온갖 사회문제를 포함하고 있는 말이며, 한국 청년들이 삶에서 체득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가감 없이 말해주고 있다. 또한 젊음의 순수한 열정과 지성에 대한 열의가 넘쳐야 할 대학교는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이고, 그리스도인들 또한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세상의 가치관에 휩쓸려버릴 수 밖에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의 시대가 어두운 것처럼 예레미야의 시대도 처량하기 그지없다. 하나님과 맺은 다윗언약의 상징인 영원한 도성 예루살렘이 참담하게 파괴가 되었고, 늙은이와 젊은이가 다 길바
닥에 엎드러졌으며 처녀들과 청년들이 칼에 쓰러지고(애 2:21) 청년들이 맷돌을 지고 아이들이 나무를 지다가 엎드러지며(애 5:13) 청년들이 다시 노래하지 못하는 시대(애 5:14)이다. 이 모든 일로 인해 마음에는 기쁨이 그쳤고 춤은 슬픔이 되었으며(애5:15) 하나님의 영광이 빛나던 예루살렘은 절망 가운데 빠져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애가(哀歌)서에 나타나 있는 예루살렘이 경험한 모든 고통과 고난은 모세에 의해서 약 900년 전에 예언된 것이다. 하나님은 불순종에 대한 무서운 결과를 경고하셨다. 예레미야는 그 사실을 신중히 지적하고 있으며 하나님은 자신이 세운 언약의 모든 것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그러한 저주들을 실행하셨다. 그리하여 결국 이스라엘은 불순종에 대한 벌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들을 하나님은 오히려 이스라엘을 위한 희망의 애가(哀歌)서가 되게 한다.

심판을 받는 중에도 하나님의 언약은 여전히 시행되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소멸되지 않았다. 불순종에 대한 심판을 약속하신 하나님은 또한 회개에 대한 회복도 약속하셨다(신 30:1-10). 그래서 예레미야는 멸망의 와중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었다(애 3:21-32). 그 나라에 대한 회복의 희망은, 이스라엘이 오직 하나님의 언약에 근거한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에 달려있음을 고백하며 간구하고 죄를 자백하면 포로 기간 동안 하나님이 그 백성들을 보호하시고(애 3:21-30) 마침내는 하나님의 언약의 나라로 회복시키시고 다시 새롭게 하신다는 것이다(애 5:21).

예레미야는 이렇게 고백했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오며 주의 보좌는 대대에 이르나이다.”(애 5:19) 바벨론은 시온산에 멸망을 자신들의 신이 하나님을 이긴 것이라고 자랑했지만 예레미야는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이 땅을 통치하고 계신다. 어떠한 독재와 권력도 이 땅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통치를 막을 수 없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리고 신실하게, 지금도 이 땅을 통치하고 계신다. 세상을 요동하게 만드는 그 어떤 권력도 세상을 만드신 분을 어지럽히지는 못한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이 땅 가운데서 교회가 사라진 것 같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떠난 것 같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결코 쫓겨난 것이 아니다.

밤이 깊어지는 것은 새벽이 더 가까이 오고 있다는 증거다. 어두움이 짙을수록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찬란한 역사의 아침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시대를 바라보며 방관하며 무관심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암울한 시대와 조국 교회의 형편에서 비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너진 시대와 교회를 보고 애통하며 부르짖던 기도의 외침이 우리 학생신앙운동의 시작이 아닌가. 선배들은 ‘대회(大會)’를 통해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는 학생(Student For Christ)이 되기를 결심했다.

학생신앙운동 동지(同志)들이여! 예레미야애가는 눈물의 고백이요, 기도다. 민족의 멸망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눈물로 드린 탄원이다. 예레미야는 슬픔 속에서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했고, 가장 깊은 믿음의 기도를 드렸다. 우리도 깊은 절망 속에서 소망을 기도한 예레미야의 기도처럼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하나님께 고백하며 눈물로 기도해야 한다. 언약 백성을 위한 주권적인 목적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 가운데서 하나님과의 화해와 민족의 회복을 바라며 기도하자. 암울한 현실을 볼 때는 절망의 탄식밖에 나오지 않지만 세상 만물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봄으로 새 힘을 얻으며 나아가자. 우리의 죄를 회개하며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실 것이다. 모두 외쳐보자.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