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눕니다! SFC/사역단상 (간사 나눔)

'간사'가 '개혁'을 만났을 때 [간사저널 1999년 봄호]

노랑 테니스 공 2023. 10. 11. 13:54

최순희 간사(진주지역)

학창시절부터 나의 가슴을 뛰게하는 것이 있었다.

생각만 하여도 기대가 되어지고 소망이 생겨 나의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하였던 것, 그것은 '개혁'이란 단어이다. 나의 짧은 지식과 소견으론 이것을 다 이해할 순 없었다. 단지 부패하였던 나의 심령과 삶이 '말씀'으로 '개혁'되어져 가는 것을 보며 기뻐하였다. 그래서 난 SFC를 사랑했었고 지금도 사랑한다.

갑작스런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준비됨 없이 간사가 되었기에 난 '간사'란 질문을 사역을 시작한 후 하게 되었다. 동기 간사님들은 '간호사'에서 '호'자 만 빼면 간사가 된다고 했다. 이보다 더 정확한 답이 어디 있겠는가?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고 가슴에 와 닿지 안흔ㄴ '간사'라는 단어, 그래서 더 고민 되어졌다. 어느날 간사라는 단어가 나의 가슴에 담겨 있던 '개혁'이란 단어와 연결되어졌다. '간사'가 '개혁'을 만났을 때 '개혁주의자'가 된다. 간사의 모습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참된 개혁주의자의 모습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개혁주의자는 그 자리에서 죽는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과학이 발달하여 씨 없는 수박은 나왔지만 씨앗이 썩지 않고 싹이 나고 열매 맺는 것은 아지 듣지 못했다. 우리는 썩지 않고 열매를 얻으려고 할 때가 많다. 나 자신이 철저하게 죽어지지 않으면 열매, '개혁'은 일어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98년 4월 간사수련회 때 자매간사님들 사이에 유행한 말이 있었다. '1순위 간사'이다. 모 간사님의 자리가 위협받는 순간이었다. 모두들 장기 사역을 꿈꾸며 가장 오래 남고 싶어하는 마음 (나의 1년차 때 입버른은 '지역간사'였다.), 흐뭇해하시는 선배 간사님들, 몇 달이 지난 10월 간사수련회가 되었다. 모 간사님의 자리르 위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겉으론). 몇달 동안의 사역이 얼마나 힘에 겨웠는지를 말하지 않아도 전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간사님들을 바라보며 기뻤다.).

악한 세대, 변하지 않는 운동원을 바라보는 것, 이보다 더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얼마나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가? 그러나 개혁주의자는 포기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셨기에.

얼마전 학원에 어려운 일이 있었다. 알돌장이 이런 말을 했다. "간사님께서 제게 '다른 사람들은 다 안된다고 할 때 너는 된다고 해야하고 다른 사람들이 다 포기하더라도 너는 포기해서는 안된다' 고 했던 말 기억하고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렇다. 모든 사람들이 다 포기하고 떠났던 그 십자가 옆에 개혁주의자는 서 있어야 한다. '간사는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 나가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선배 간사님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고 열매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열매가 아주 작게 자라고 있기에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열매 없는 것이 없으며 실패가 없다.

'끊임없는 자신과 타인의 변화이다.'

종종 선배 간사님과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이 있다. '간사 사역을 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이구동성으로 자신을 바꾸어 나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다는 것이다. 난 이런 답변에 회의를 가졌다. 간사가 자신의 변화만으로 만족해서 되는가? 간사라면 적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동원을 변화시켜 나가고 학원과 세계를 바라보며 변화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4년차가 된 지금, 나도 동일한 답변을 하고 있다. 나 자신이 운동원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졌다. 또 한가지 자신이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되어져 있고 말씀에 젖어 있을 때 주위도 변화된다는 것이다. 

'얼어 죽을 각오, 굶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간사 훈련을 받을 때 조종만 간사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겨울을 지나며 얼어 죽지 않은 것에 감사했고, 비어있는 주머니를 보며 굶어 죽지 않은 것에 감사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말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채워주심의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한편 내가 얼마나 배불러 있었는지를 생각하며 주위를 돌아보지 않은 것에 회개를 했다. 얼어죽을 정도로 벗어주고, 굴멍죽을 정도로 먹을 것을 나무며, 맞아죽을 정도로 사단에게 대적해보자는 각오를 다시 해본다.

'지속적인 말씀에 의한 부르심이다.'

사역에 대한 자신감과 담대함은 오직 하늘에서만 내려온다.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확신이 얼마나 나에게 힘을 주는지 모른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리라는 확신이다. 99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이 있다. 에베소서 1장 17절에서 19절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내게 보이시고 싶어하시는 마음을 읽고 더 알기 소원하며 그의 부르심의 소망 특히 간사로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인지 더욱 알아가길 소원한다. 그리고 그의 능력을 보길 소원한다.

'새로운 비전을 키워나가야 한다.'

올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주신 마음은 교수님들을 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그래서 개강을 시작하면서 지도교수님과 몇몇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있다. 복음에 대해 설명해 보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교수님, 믿는 교수님과 나누는 은혜.... 처음 이분들을 돕고 싶어 시작한 것이 이제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열쇠를 하나 복사해 줄테니 피곤할 때 와서 잠시 자고 가라'고 하시는 분,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발해 가며 전문인이 되어야 한다'고 도전을 주시기도 한다. 요즘 나의 사역에 힘이 되어지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매주 원요일 아침 SFC 지도교수님과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기다리고 나누었던 기도제목으로 일주일 동안 기도한다. 내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며 나는 하루를 보낸다.

두서없이 나의 생각들을 늘어놓았다. 누군가에게 도전과 위로가 되어지길 소원하시면 3년을 지나며 고민만 하고 정리하지 않은 나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