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눕니다! SFC/SFC 운동원 이야기

2023년 서울대 SFC 브라운데이 운동 후기

노랑 테니스 공 2023. 7. 17. 16:58

※ 아래 글은 서울권역 사역서신 『함께 가는 길』에 실린 글을 발췌했습니다.
※ 사진 및 선언문은 서울대 SFC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김수향 운동원 (서울대 SFC)

당연하지 않은 수고에 감사하기, 당연하게 사랑하기

안녕하세요, 서울대 SFC 운동원 김수향입니다. 지난 5월 25일 서울대 SFC는 브라운데이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브라운데이 운동은 캠퍼스 내 노동자분들의 수고를 돌아보고 감사를 표하는 운동입니다. SFC의 운동원으로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운동'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예비알돌학교와 겨울 대학생대회 강의를 통해 브라운 데이 운동을 접했고, 2010년 시작된 브라운데이 운동의 메시지가 2023년의 캠퍼스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기 중 작은 모임 시간을 활용하여 세 번의 준비모임을 가지고, 실제 운동은 모두 수업을 피해 참여할 수 있는 오전 8시에 진행했습니다.

준비모임에서는 운동의 목적을 정리한 선언문을 작성하고, 노동자분들께 드릴 감사카드를 포장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식은 총 101분의 노동자분들께 전달되었는데, 운동원들이 평소에 강의를 듣는 과 건물을 청소해주시는 환경미화원과 경비원, 셔틀버스 기사님들이셨습니다. 운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운동원들이 가장 많이 나누었던 이야기가 "매일 활동하는 공간이 깨끗하게 관리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고, 노동자분들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 몰랐다." 였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SFC는 이번 운동의 목적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캠퍼스 노동자들의 수고를 은혜로 받아들이며 감사하기,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랑과 나눔을 당연하게 행하기의 두 가지로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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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단위의 운동을 경험해 본 운동원이 없어 진행 과정에서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모든 운동원이 열심히 참여해 준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주변의 이웃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우리 스스로 은혜의 통로로 쓰일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교회와 동아리방을 넘어 일상으로 향했을 때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운동이 끝난 후 함께 식사하며 소감을 나우었습니다. 다음 학기, 다다음 학기에는 어떤 운동을 할지, 지금 우리의 캠퍼스에서 회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면 좋은지 열정적인 토론이 오갔습니다. 2023년 5월에 시작된 서울대 SFC의 작은 움직임이 다음, 다다음 운동으로 이어져 더 많은 이웃에게 닿을 것을 기대합니다. 브라운 데이 운동의 모든 과정과 앞으로의 모든 순간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023년 5월 25일 브라운데이 운동 선언문

우리, 서울대 SFC는 5월 25일을 브라운데이로 정한다. 2010년 강원대 SFC에서 시작된 브라운데이 운동은 캠퍼스 내 노동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는 운동이다.

서울대 SFC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 나라 운동을 쉬어왔다. 코로나와 운동원 감소로 내부의 공동체성을 세워가는 데 집중했다. 선배들이 물려준 운동의 역사를 이어갈 용기가 부족했다. 코로나가 불러왔던 단절이 어느 정도 해소된 2023년 봄, 우리는 우리의 운동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공동체 안에서만 나눴던 사랑을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 캠퍼스에도 흘려 보내고자 한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이다. 자기중심적 시각으로 타인을 쉽게 재단하고 관계는 이해타산적이다. 관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취업난 속에서 전문직과 같은 직업은 우상화되는 동시에 그럴듯한 직업을 가지지 못한 자들에겐 소홀한 시선이 뒤따른다. 이들의 수고는 “돈 받고 하는 당연한 일”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자본의 논리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전 생애와 이 세상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되 특별히 사람들을 통해 베푸신다. 따라서 우리 삶의 필요를 사람을 보내어 채워주신 하나님과 은혜의 통로가 되어주신 분들께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브라운데이 준비를 위해 세 차례의 연합작은모임을 가졌다. 운동원들은 캠퍼스 안에서 보이지 않았던 도움의 손길 속에 생활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일상에서 우리는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비교적 쉽게 감사를 전한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삶의 하부구조를 많은 분이 채워주고 계신다. 청소 노동자분들과 경비원, 셔틀버스 기사님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을 피해 이른 시간부터 청결하고 안전한 캠퍼스 환경을 위해 일하신다.

우리는 이분들의 수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우리 역시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선행을 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하나님 축복의 통로로,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아가야 한다. 이웃사랑은 분명한 하나님의 명령이며 삶의 예배다. 우리의 모델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생명 내어주시면서까지 사랑하셨다.

우리, 서울대 SFC는 다음의 두 가지를 이번 브라운데이 운동의 목적으로 삼는다.
첫째,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캠퍼스 노동자들의 수고를 은혜로 받아들이며 감사하기
둘째,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랑과 나눔을 당연하게 행하기

운동의 대상은 운동원들 가까이에서 일하시는 노동자분들이며, 구체적으로는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미술대학, 자유전공학부,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아랫공대), 학생회관의 청소노동자와 경비원, 셔틀버스 기사님 등 120명이다. 이 감사한 분들께 감사카드와 간단한 간식을 전한다.

우리의 운동이 붙들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다음과 같다:
-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한일서 3:18)
-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 (베드로전서 1: 22)

-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태복음 22: 37-40)

-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브리서 10: 24-25)

-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6)

-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 (로마서 15:2)

오늘 우리가 진심으로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사랑을 나눌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우리를 통해 역사하실 것이다. 우리의 운동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이다. 우리는 오늘의 운동이 오늘로 끝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일상에서 이웃을 사랑하며 낮은 자세로 섬기기를 기뻐할 것이다. 말뿐 아니라 행함으로 사랑하는 자들이 될 것이다. 서울대 SFC의 이름으로 하나님 나라의 선한 관계를 회복하는 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오늘 우리의 운동을 통해 오직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기를 소망한다.

2023년 5월 25일 서울대 SFC 운동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