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눕니다! SFC/SFC 간사 이야기

간사로서의 기쁨 [간사저널 1999년 봄호]

노랑 테니스 공 2023. 10. 11. 13:24

강미영 간사
* 강미영 간사는 제주지역에서 올해 3년째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글을 부탁받았을 때 사실, 간사로서의 삶 가운데 큰 사건들만을생각해내려고 하니 어떻게 글을 써야될지 망설여졌지만 나의 삶 가운데 자그마한 감동을 주는 일들을 생각해보며 몇 글자를 적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사'라는 이름이 나에게 붙여진 지 2년 정도 되었을 즈음 '간사'라는 감투가 참 낳은 부담과 책임감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한 영혼, 한 영혼 붙들고 기도하며 영적인 게으름이라는 것이 결코 용납되어져서도 안 된다는 것도...

'제주'라는 우상숭배가 많은 지역적 상황들을 접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을 즈음 내가 맡고 있는 제주산업정보대의 한 운동원이 있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그 운동원과 성경공부를 통해서 만남을 가지며, 나름대로 애를 썼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운동원의 반응은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였습니다. 나하고 성경공부 시간을 약속해 놓고도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말도 없이 가버리기가 부지기수였고, 큰모임도, 수련회도, 나와의 약속은 쉽게 잊어버리는 학생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고등학교 때 교회와 학교에서는 열심이었다는 말을 들었던 것과는 달리 대학에 와서의 모습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25차 전국대학생수련회가 있어서 나느 그 운동원이 수련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수련회 바로 전날 참석하기로 해서 함께 수련회에 동참하게 되었고, 그 운동원의 변화를 위해서 계속적으로 기도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가만히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마지막 날 밤 결단의 시간이 끝나고 그 학생이 울며 나에게 건넨 말이 있었습니다.

"간사님! 나같은 사람도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간사님이 계속적으로 간사님으로 남아있어 주세요. 왜냐하면 저와 비슷한 학생들이 제 주위에, 이 대학에 너무나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간사님이 필요해요. 우리 학교에두요!"

생각지 않았고 기대하지 못했던 그 운동원의 말과 행동이 나를 너무 놀라게도 했지만 또 하녚ㄴ으로는 얼마나 감사한지요. 나의 자그마한 기도 소리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 수련회가 끝나고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도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기쁨이 있어서인지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 이게 바로 간사가 해야 할 일이었구나. 하나님을 아지 못했던 한 영혼, 한 영혼을 품고 기도하며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교제가 되어지며 살 수 있도록 돕는 것,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바로 간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나님께서 그것을 미영이에게 바라신다는 것도... 간사로서의 기쁨! 이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나의 사역 가운데 지치고 힘들며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에도 하나님께서 나를 간사로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또 미영이를 통해서 기뻐하신다는 생각이 나를 간사로 설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감사가 되어집니다. 또한 그 기쁨이 99년 한 해도 하나님께서 이 운동원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운동원들을 만나게 하실 것들에 대한 기대를 갖고 계신다는 것도...